새벽의 추격전
고등학교 때, 나와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는 유난히 명랑한 소년이었습니다.
그가 없으면 도무지 학교 다닐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좌중을 휘어잡는 솜씨가 뛰어난 친구였지요. 오락시간이 되면 그의 장난기는 유감없이 발휘되어, 점잖기로 유명한 교장 선생님마저 그의 끼를 구경하러 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는 한 가지 이상한 버릇이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등교시간에서 꼭 30분씩 지각을 하는 악습이 그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의 명령으로 우리는 그 친구의 뒤를 캐기로 하였습니다.
학교에 오려면 적어도 7시 전에는 집에서 나와야 하니까, 7시 이전에 그 친구의 집 앞 골목에서 만나 추격을 개시하자고 결정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그의 집 앞에 모두 모였습니다. 지금부터 슬슬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면 적어도 하루 이틀 내에 지각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작전은 처음부터 허탕을 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가 집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학교에 와 보니, 그날도 그는 30분 늦게 유유히 등교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가 7시 이전에 집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추격전 아닌 추격전을 일주일이나 계속한 끝에 정말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7시에서 6시로, 6시에서 다시 5시로 앞당겨진 집합시간에 따라 기어이 우리 눈에 들어온 그는 아버지와 함께 새벽 4시에 집을 나서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거리청소부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새벽에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와서는, 거리를 청소하는 아버지를 돕다가 허둥지둥 학교에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만치 뒤를 쫓아가면서 저마다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잠들어 있었을 새벽에 그가 아버지의 작업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우리는 그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에게 달려가 그가 들고 있는 빗자루를 나눠 들었습니다. 잠시 놀라는 듯했지만, 그는 이내 밝은 표정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어둠이 깔린 거리를 쓸기만 했습니다.
`마음을 닦듯이 거리를 닦고 있어. 내가 닦아 낸 거리를 시민들이 기분 좋게 걸어간다고 생각하면 정말 신바람이 난다구.`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아버지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잠에 취해 있는 그 새벽에, 어둠이 짙게 깔린 거리를 쓸고 닦는 직업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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